
게으른 나는 싫고, 너무 부지런한 나는 불쌍하다.
너무 열심히 살았던 경험이 있다. 편입 공부를 할 때였는데, 그 어떤 것에도 굴복하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살던 때가 있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10시 넘어 도서관에 도착하던 때의 자괴감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어색할 때의 기시감도, 가족들의 의심의 눈초리에도 계속 꾸준히 나의 공부를 하던 때가 있었다. 그 때 느낀 나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은 이상하게도, 아직까지도 나의 신체적 기억으로 남아 지나치게 열심히 살지 말자는 교훈을 안겨다 주었다. 나는 그 노력에 대한 후유증으로 내 스스로를 다시 잡는데에 2년 남짓 걸렸기 때문이다. 2년 동안 과도하게 열심히 한 마음이 그 이후 약 2년 동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반작용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나서는, 그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내가 가진 자원으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살아온 것 같다.
그런데 또 이렇게 나의 체력에만 맞춰 살게 되는 것에 대한 부작용은, 게으르고 체력이 약한 나에 대한 수많은 실망감과 무기력함, 나는 안된다는 내 스스로에 대한 평가절하이다.
나도 가만보면 참 도대체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게으른 나에 대해선 이렇게도 자괴감을 가지면서,
너무 열심히 사는 나에 대해서 또한 불쌍하게 느낀다.
어떻게 보면 근본적 프레임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왜이렇게 부정적일까? 게으른 나로서 보내는 시간은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이고, 열심히 사는 건 나의 꿈에 대한 스스로를 위한 존중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안되는 걸까?
나는 왜 휴식하는 나에겐 죄책감을 안기고, 열심히 사는 나에겐 불쌍한 워커홀릭이란 딱지를 붙일까?
근본적으로 나는 나를 긍정하는 게 아니라 부정한다는 결론으로 밖에 나오지 않는다.
나는 왜 나를 부정하는 걸까?
미워할 수는 있다고 생각하고, 탓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치만 진심으로 나를 싫어하고 미워하지는 말자. 주말에 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항상 일하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면서, 뭐 그렇게까지 스스로를 부정하며 살아가나?
그저 오늘도 내일도,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네가 귀하진 않은가?
분명 내 인생에서 이렇게 뭐 하나를 꾸준히 해본 경험이 20년 이상 극히 드물었다가, 가장 최근 5년 사이가 되서 이렇게 나 스스로에 대해 정제된 마음으로 진실되게 나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의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달려가는 나 스스로에게 나는 좀 가혹한 듯 하다. 물론, 당연히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지속가능'한 구조가 될지, 달리다 포기하는 구조가 될지는 모르는 거다. 스스로를 너무 미워하지 말자. '목표'가 중요한 건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내'가 더 중요한 건지, 밸런스를 잡자. 1인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니까.
나의 감정과 신체 프로세스 한 번 주욱 기록해보기.
1) 요즘 내가 기억하는 것 중 화가 났던 것:
- 수영쌤이 수영 가르쳐주시면서 내 손목을 너무 꽉잡아서 가르쳐주심.. 손목에 이상 생기는 줄
*마음의 소리: 아니 얘길 하면 되잖아. 선생님 손목이 너무 아파요~ 라고 하면 되지!
- 오늘 오전 운전하다가 급하게 신호변경해서(잘 생각해보니 깜박이 안킨듯) 뒷차가 빵거림.
*마음의 소리: 음.. 근데 사실 빵 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고, 잘 대처 했던 것 같아. 그냥 다음부터 조심하면 될 것 같음. 운전하면서 생기는 일에 너무 마음쓰고 신경쓰지 말기. 그냥 흘려보내기.
- 요즘 계속 오전 출근 못하고 맨날 늦게 잠 거의 2-3주 된듯?
*마음의 소리: 일찍 자자 ㅎㅎㅎ 사실 요즘 넘 늦게 자긴 행.. 아침형 인간이 되자
- 왜 집에 도착하면 집정리를 왤케 안할까
*마음의 소리: 솔직히 피곤하고 일 빼고는 거의 스위치 오프하고 사니까 그런듯.. 이해하긴 하는데 10분씩이라도 집 청소를 하장..!!! 이거 어떻게 프로세스화할지 모르겠긴 함. 그래도 요즘에 청소 좀 잘 하려구 하는 듯 해서 다행이야.
- 아침에 운전하는 게 왤케 무서울까
*마음의 소리: 운전 때문에 무서워서 출근 못하는 건 이제 쫌 너무 심한데? 너 충분히 운전 가능해. 8:00 운전 도전하장.. 아님 7:30 출근 어떠닝 ㅋ 8:30은 넘 빡시긴 하더라..근데 또 넘 일찍 일어나는건 부담스러우니까 출근 시간 망하는 듯..8:00 출근하려면.. 적어도 12시에 잠이 스르륵 들어야 하고.. 그럴려면 11:30에 침대에 누워야 하긴 함. 운전 때문에 계속 출근 시간 늦어지는 게 맞긴 한듯.. 근데 그럼에도 핑계같긴 함.. 운전에 대한 두려움 이제 잊을 때 되지 않았나.. 개좋은 핑계같단 생각이 들긴 해.
- 운동화 빨아야 하는데. 이거 빨까 말까.
*마음의 소리: 빨자. 이거 고민되는 거 ㅇㅈ임.. 왜냐면 넘 비싼데 또 빨긴 애매하니까.. 인지용이고 오늘 신청하장
- 나는 요즘 왜 인생을 해야 하는 burden으로 생각을 할까.. 약간 존나 의욕 넘쳐서 하기보단 인생에 끌려다니는 느낌.. 이게 언제부터인진 모르겠는데 여행 다녀와서 누적된 부분이 있는 것 같긴 하고.. 아 몰라 하고 다 burden이 되어버린 느낌.
*마음의 소리: 자기개발서를 읽을 타이밍이 온 것 같긴 함. 그래서 원씽을 샀다. 잘했다. 해결하자. 문제가 있으면.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결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죄책감을 덜 갖는 습관이 필요한 것 같다.
- 인간관계에서 오는 죄책감. 주변 소수를 챙기고, 그 이외의 사람들에겐 내가 원하는 수준의 친절을 보이지 못하는 내 스스로에게서 오는 미안함에 대해.
*마음의 소리: 할 수 있는 것까지만 하자. 하기가 어렵다면, 스스로를 용서해주자. 그리고 나를 더욱 세우고, 더 큰 도움을 주자. 130조 모아서 99조 세계에 환원하는 빌게이츠가 됩시다..
오.. 나 몰랐는데 꽤나 답답함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구매하는 원씽이라는 책이 내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상에 뭘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에 나는 아직 많이 감사함이 부족하다.... 진심이 아닐거면 어설픈 도움과 지원을 자처하지 마라. 너부터 바로 세워라. 그래도 세상은 너를 기다려줄 것이다. 왜냐? 너가 없으면, 너의 세상이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설픈 세상의 구원은 나에게도, 너에게도 필요가 없다. 너부터 챙겨라. 작은 것부터 시작해라.
꼭꼭 밥을 씹어먹고, 나의 생각을 글로 쓰고, 공기를 의식하고, 숨을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너무 엉켜있다. 실타래를 살살 천천히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