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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변한다

바뀌어야 변한다 6/3 85일차.

부의 추월차선, '언스크립티드' 편을 다시 읽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긴 여행을 다녀왔다. 샐디챌 분들을 만나고 세종시 본가를 들렸다. 그리고 친구와 영동에서 할머니네에서 하루를 묵었다. 

또 한 번 너무나도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내 인생의 행복 에너지가 만땅으로 충전되었다.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 중 한 부분을 채웠다. 이 우주의 시간 동안 함께 진동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소중하고 반갑다. 

한 편으론 함께 시간을 보낸 이들이, 나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택했고 그 시간을 오랫동안 견뎌온 사람들이라 안쓰러웠다.

각본화된 삶.

우리 부모님은 결혼부터 지금의 은퇴까지, 약 30년을 넘게 마트 장사를 해오셨다. 심지어 마지막 8년은 24시간 마트를 고단하게 운영해오셨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셨다.

엄마와 아빠의 무서운 성실함은 그에 걸맞는 보상과 명예를 안겨주었지만, 

뼈빠지게 일만 하고 남은 여생에 주어진 것이 나이가 든 육체라니, 자식 입장에선 너무나 안쓰러운 마음이 가득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상을 했다.

 

엄마, 아빠가 독립적이고 각본화된 삶에 관심이 없고, 조금 무책임해서

결혼하지 않고 우리를 낳지 않고 이렇게 고생하지 않고 살았다면

좀 더 행복하셨을까?

그렇게 좀 더 행복했으면 어땠을까.

 

내가 태어나고 분명 내가 부모에게 준 행복이 있을테지만

글쎄, 내가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하실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있고 성실하며 육체 건강한 분들이셨을텐데.

 

잘 모르겠다. 엄마아빠의 고된 노동과 도덕적인 삶의 값진 결과로 인해

나와 나의 형제들는 너무나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하지만

엄마아빠는 진짜 행복하실까?

왜 이렇게 오랫동안 일을 하셨어야 했을까.

내가 언니가 동생이 조금 더 빨리 성공했더라면

좀 더 빨리 은퇴하실 수 있었을까?

 

어찌됐든 시간을 되돌리는 건 어렵다.

여러 기회와 선택들은 있었다.

지금의 선택과 기회가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은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신성한 노동이었기에 

자식된 도리로써 마음이 아플 뿐이다.

 

나는 부모님이 자랑스럽고

부모님을 평생 존경할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평생 뼈저리게 깨달으며 살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을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모님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죽음의 그림자와 시간은 허망하다.

그러나 그래서 가치있다.

가치있고 소중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한다.

더이상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

순리,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것이다.

나도 늙을 것이다.

늙지 않아도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죽음 앞에서 떳떳하고 싶다.

죽음 앞에서 후회하고 싶지 않다.

죽음 앞에서 나와 함께 사랑하는 시간을 보냈던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죽음과 노화는 믿고 싶지 않지만

그건 현실이다. 나의 삶의 흐름이다.

 

나의 젊음을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

부모님이 젊음 대신 선택한 책임감이 밉다.

좀 더 무책임하게 놀았으면 이렇게 마음이 덜 아팠을까.

 

부모님이 쉬시면서 마음이 편해졌으면 좋겠다.

육체는 나이가 들었을지라도, 정신은 더욱더 젊어지셨으면 좋겠다.

-

나는 '각본화된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부모님이 선택한 책임감과 노동의 시간을

나는 보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나의 여생을 자식의 뒷바라지를 위해

밀린 숙제를 풀듯이 돈을 벌기 위한 노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굴레를 끊을 것이다.

 

나는 자유롭기 위해 노동하고

금전적인 굴레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노동할 것이다.

노동을 위해  황금 같은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이들에게 선하고 강한 가치를 전달함으로서

그에 따른 능력과 잉여금을 비축할 것이다.

 

밀린 숙제를 하듯

시간으로 돈을 떼우지 않을 것이다.

복리를 불러일으키는 잠재 가치를 키울 것이다.

내가 하는 노동의 값이

1만원, 2만원, 3만원, 5만원, 8만원, 13만원, 21만원, 34만원, 55만원씩.

더욱더 큰 가치로 불어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