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반의 힘.
새벽에 일어나는 행위는 그 개인에게 강한 힘을 부여한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새벽 네 시 반은 어둡고 깜깜하다. 동이 트기 직전이다. 모든 세상이 하루를 시작하기 전, 나약한 개인이 잠에서 깼을 때에는 어떤 미지의 무언가가 그 개인에게 강한 힘을 부여한다. 오늘 나는 그것을 느꼈다. 새벽에 일어난지 일주일이 되었다. 나는 이 일주일을 일년으로 만들 것이다.
-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설거지이다. 어젯밤 집의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설거지를 미루어 놓았었다. 설거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지만, 중요도는 떨어지는 일상의 잔여물 같은 업무이다. 그런데 정말 웃기게도 이 설거지를 뒤로 미뤄 놓으면, 바늘로 누군가가 살짝 콕콕 찌르는 것처럼 아프지는 않지만 자꾸 신경쓰이고 찝찝하게 만든다. 새벽에 일어나면 나는 이런 일들을 가장 먼저 해치운다. 사소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새벽 네 시 반에 해치우고나면, 그 하루는 머리가 맑아지고 뿌듯함이 가득 찬 상태로 시작한다.
-
살아보니 가짜 의지와 진짜 의지가 있다.
가짜 의지는 주변의 환경이 달라지면 결심을 했던 그 원칙을 쉽게 깨뜨리는 마음이다. 나에게 있어 대부분의 결심은 이런 마음이었다. 퇴근을 늦게 하니까, 친구랑 약속이 있으니까 등 나름 합리적인 이유로 원칙을 깬다. 한 번 깨진 원칙의 틈에는 수많은 먼지과 불순물들이 끼어든다. 그리고는 침전한다.
진짜 의지는 기존의 나를 지우겠다는 각성覺醒이다.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다. 진정한 '원칙'이다. 습관으로 시작한 이 노력은 나의 일상의 일부가 된다. 변화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가짜 의지를 갖는 것은 나쁜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가짜여도, 의지는 의지다.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는 귀중하고 아름답다. 다만 그만큼까지 간절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나는 가짜 의지가 여러 번 모이면, 진짜 의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담임 선생님이 했던 말이다. 작심삼일을 여러 번 하면, 진짜 그 습관이 나의 것이 되는 거라고.
이번주에 있는 중요한 약속들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 시 반에 일어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이렇게 작은 노력들로 오늘을 채우려고 한다.
'바꿔야 변한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뀌어야 변한다 3/25 13일차. (1) | 2024.03.25 |
---|---|
운동과 몸무게 기록. (0) | 2024.03.19 |
바뀌어야 변한다 3/18 6일차. (0) | 2024.03.18 |
바뀌어야 변한다 3/17 5일차. (0) | 2024.03.17 |
바뀌어야 변한다 3/16 4일차. (0) | 2024.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