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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야 변한다

바뀌어야 변한다 3/26 368일차

악몽을 꿨다.

행복한 생일을 보냈다. 맛있고 값비싼 저녁을 먹었고, 소중한 사람과 함께 했으며,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했고, 진지하면서도 사소한 대화를 나누었다. 정말 오랜만에 어떤 계산도 없는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런 하루였어서 그런 것인지, 이 날 악몽에 가까운 꿈을 꿨다. 이 소중한 하루가 나로부터 실날같이 사라져버릴까봐 무서웠는지, 꿈에서 어떤 영험해보이는 남자가 내게 미래를 알려주겠다고 하면서, 굉장한 악담에 가까운 말을 퍼부었다. 나는 지금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떤 부정적 결과를 보게 될꺼고, 심지어 빚도 지게 되며, 이로 인해 남자친구랑도 헤어지고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낸 이후에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근데 그 성공에 대한 결과는 안보여주고, 무시무시하게 (그 빚이 990억이었음..;;) 빚진다는 것까지만 미래를 시각적으로 보여줌 ;; 그리고 깼다. 

현실에 대한 행복과 나의 목표와 꿈에 대한 괴리가 만든 나의 공포감이 무의식에 자리 잡았었나보다.

 

높은 수준의 행복은 그에 합당한 불안을 함께 몰고 온다.

한 두 달 동안 거의 글을 쓰지 않은 듯 하다. 그 사이에 나에겐 많은 좋은 행운들이 다가왔다. 좋은 사람이 왔고, 좋은 일처를 구했으며, 나의 심신의 안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12월부터 1-2월까지 이어졌던 만성적인 피로감은 사라졌고, 정신적 컨디션 또한 달라지게 되었다. 중요한 일이 끝나고 나서 신체적 정신적 긴장감이 풀어진 듯 하다. 좋은 컨디션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작년과는 또 다른 형태의 삶이 시작된 기분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새로 시작하는 일에 대한 불안감이 디폴트로 자리하게 되었다. 내가 만드는 서비스의 방향성과 진로가 안개처럼 뿌옇다. 쉽지 않은 비즈니스라는 생각이 든다. 안주하거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된다. SOS도 치고, 매력을 얻어 설득도 하고, 세상의 반응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좀 더, 남들과 달라야 한다. 조금 더 빨라야 되고, 조금 더 침착해야 한다. 조금 더 의심해야 하고, 조금 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조금 더 체계적이고, 큰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온라인 서비스는 실체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예민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나의 생각이 변화하는 걸 느낀다. 피고용인이 아니라, 고용인의 생각으로 변화하는 걸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느리고 더디며 안일하고 가볍다. 조금 더, 매일마다 조금씩이라도 더 진지해져보자. 누군가는 이 변화를 그 어떤 것보다 간절하게 원했을까. 아니 나 조차도, 이 순간을 얼마나 바랬던가. 

항상 느린 나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조금 더 감사해보자. 차분하게 모든 것들을 받아들여보자. 있는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