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해는 나에게 [변화]의 해였다.
코파운더로 있던 스타트업에서 나와 다른 스타트업에 입사를 했고,
남자친구와 300여일의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으며,
사업의 첫 발짝을 떼었고,
서울에서 생활을 한지 5년째인 나의 통장은 마치 비트코인 한 종목에 몰빵했다가 잃은 것이 아닌가 싶은 숫자를 찍었다.
얼마전, 남산 터널로 가는 길에서 러닝을 하다가 눈물이 났다.
서른 살이 되기 한 달하고 반 밖에 남았는데 의지할 곳은 사라졌고, 당일 마케터 인터뷰 촬영에서는 준비를 제대로 해오지 않아 어버버 댔으며, 텅텅빈 [텅장]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대충 살고 싶지 않아서 서울에 올라온 건데, 여기저기 휘둘려 목적 없이 산걸까?
고등학생 한 평도 안되는 고시원에서 꿈꿨던 스물 아홉 살의 나는
와튼 경영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어야 했다.
발 붙여 사는 곳이 그런 근사한 타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기본적인 경제적인 여유와 가지고 있는 멋진 신여성이 되어 있겠거니, 17살의 나는 지금의 나를 믿었던 것이다.
현실은 '외로움'이라는 적과 싸우기도 바쁘며,
그 사이사이 '유튜브'와 '침대'가 환상의 콜라보를 이뤄 소중한 나의 20대 '시간 죽이기'를 밥먹듯이 해왔다.
서울에 온 이후 장황하게 '얼마나 열심히 안살았는지'를 쓰긴 했는데,
뭐 나름 열심히 산 부분도 분명히 있다.
마케팅과 광고라는 한 분야에 5년째 걸어오며 크고 작은 성과를 이뤄냈고,
재작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수많은 인연들을 통해 인간적으로 많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에 따른 과정들을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는 시간들이
내게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목표'도 그렇고, '계획 수립'도 말이다.
그래서 합리적인 의심을 하기로 했다.
아, 혹시 그글러가 된 건 더이상 편하게 하루하루 타성에 젖어 살고 싶은 나를
때려 눕히기 위한 신의 계획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다!
터진 입.. 아니 원래 달린 손가락이라고 내 목표를 마구 적어볼까.
혹시 알까. 한 말은 지키고 싶어하는 '유윤지'가 이 목표를 다 해내고 말지?
다음 편은 목표 수립,
그리고 그 다음 편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실적으로 해낼 수 있는 작은 계획들을 적어볼까 한다.
서투른 필력으로 쓴 글을 읽어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보내는 사진.
제주도에서 하루종일 머물고 싶었던 바리나시 책골목 풍경.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니, 혹시 기회가 되는 분들은 꼭 갈 수 있기를.